안녕하세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전격적인 금리인상 이후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금리 수준 자체가 워낙 낮은 데다, 금리인상의 이유가 '경기회복'에 있는 만큼 경기가 조금이라도 나빠질 경우에는 금리인상 기조가 중단될 수 있으니까요. 아래의 글은 국민은행이 발행하는 잡지 Gold&Wise 8월 호에 실릴 내용입니다.
즐거운 투자되시길~
-----------------------------------------------------------------------------------------
정책금리 인상과 부동산시장
정책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앞으로 깊은 어둠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세상 만사가 하나의 변수로 깔끔하게 해석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세상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정책금리의 인상을 계기로 정책금리와 부동산시장의 관계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 정책금리 인상, 배경은?
한국은행이 시장 참가자의 예상을 뒤 엎고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경제의 회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최근 국제 통화기금(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으로, IMF는 2010년 한국경제는 5.7%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것은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일이지만, 한국은행에게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의 출현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 물가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속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6%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이 82.8%로 1995년 6월(83.2%)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이 일손 부족을 느끼게 된 것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 요인이다. 왜냐하면 공장에 남아돌던 설비가 사라짐에 따라, 기업들은 점점 더 많은 설비가 필요할 것이며 또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근로자들을 채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노동시장의 여건이 2010년 초까지도 좋지 않았던 까닭에 고용 회복이 임금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5월 취업자 수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8.6만 명이나 늘어나는 등 노동시장의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국은행은 ‘취업자 증가→임금상승→제품가격상승→물가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시장에 대해 신호를 보낼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은 상당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 경제의 더블 딥 위험을 이유로 들며, 정책금리의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책금리 인상 직후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수정)’에서 2010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크게 상향 조정(기존 5.2→5.9%)한 것을 볼 때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의지가 상당히 굳건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상당 기간 동안 정책금리의 인상이 단행된다고 가정하고,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림> 정책금리와 취업자 수 증가율의 관계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2. 정책금리와 부동산시장의 관계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책금리의 점진적인 인상은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심리적인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심리적 충격을 보여주는 지표를 찾을 수 없으므로 지난 10여 년 간의 정책금리와 부동산시장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정책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예금금리가 인상되며,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책금리의 인상은 대출 이자 부담을 높여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주장에는 한 가지 결함이 존재한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금리인상의 원인에 대한 것이다. 앞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정책금리가 인상된 이유는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제여건이 좋아져 정책금리가 인상된 것이 부동산시장에는 큰 악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료: 한국은행.
실제로 가계대출금리와 아파트 가격의 관계를 살펴보면, 1997년 외환위기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05~2007년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2004년 말 5.41%에서 2007년 초 6.11%로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37.8% 급등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것은 다음의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그림> 예금은행의 가계대출금리와 아파트가격 상승률 추이
자료: 한국은행, 국민은행.
먼저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었다.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특히 전세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주택 구입에 대한 의욕을 부추기는 일종의 ‘선순환’ 현상이 출현했다.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살펴보면, 2004년 말에는 서울이 49.1% 부산이 65.7%를 기록하는 등 전세가격에 조금만 더 대출을 받으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00년대 중반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두 번째 원인은 절대 금리 수준이 대단히 낮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의 ‘적정 수준’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실질금리로,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차감해 계산할 수 있다. 이런 실질 대출금리가 정상적인 수준(4% 전후)보다 많이 낮다면, 금리가 인상되어도 부동산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때에, 부동산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실질 대출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에는 정책당국의 대출금리 상승이 부동산시장에 큰 충격을 미치지 않게 된다.
<그림>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실질 가계대출금리의 관계
자료: 통계청, 국민은행.
주: 실질 가계대출 금리 = 명목 대출금리 – 소비자물가 상승률.
3. 당분간 차별화 기조 지속될 듯
이상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2010년 7월의 정책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취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주택시장의 잠재적인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실질 대출금리도 낮아 금리인상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동산시장이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말해두고 싶은 것은 일방적인 부동산시장의 호황이나 불황을 겪기보다는 당분간 차별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해 연말부터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부산을 중심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등 차별화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 해 연말 이후 6월까지 부산의 사상구 아파트 가격은 11.0%, 사하구 아파트 가격은 10.2% 상승했다. 반면 경기도 양주 아파트는 4.7%, 동두천은 4.5%, 그리고 일산서구는 4.5%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가격이 하락하고 부산이나 대전 등 지방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수급불균형’ 때문이다.
<그림> 부산지역의 2009년 말 대비 아파트 가격 상승률

자료: 국민은행.
수도권의 지난 5년 간 평균 주택입주 물량은 16.4만 호였는데, 2009년과 2010년의 입주 물량은 15.6만 호와 17.1만 호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발생한 경제위기로 한국경제가 극심한 불황을 겪었음을 감안할 때, 상당한 공급 부담을 주었을 것이다. 반대로 부산이나 대전의 지난 5년간 평균 입주 물량은 2.4만 호와 1.2만호였으며, 2010년의 입주 물량은 1.6만 호와 1.1만호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수도권은 보금자리 주택이라는 새로운 공급 요인이 존재한다. ‘보금자리 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9년에서 2018년까지 분양주택 70만호와 임대주택 80만호 등 총 150만 호를 공급할 계획이며, 이 대부분은 수도권에 집중된다. 취업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수도권의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2010년 6월 43.9%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수급 불균형 문제를 완전히 해소시킬 수 있을 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우리 부동산시장의 차별화 현상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어, 정책금리의 인상보다는 수급 불균형의 해소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 및 외부 환경 변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