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물가불안, 예고된 것이었나?

조회 수 5029 추천 수 0 2011.03.31 08:44:24

이 글은 'Q&A'란에 올라온 '막군'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씌여졌습니다.

즐거운 투자 되시길~  

 

--------------------------------------------------------------------------------

 

1. 환율과 물가의 관계는?

 

물가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환율입니다.

 

아래의 <그림>에 잘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느냐 혹은 고평가되어 있느냐는 것은 물가 흐름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여기에서 원화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뜻은 한 마디로 말해, 실질실효환율(REER)로 측정된 수준에 비해 현재 원화 가치가 낮다는 뜻으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나타난 달러/원 환율의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아직 원화의 가치가 적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화의 가치가 적정 수준을 밑돌게 되면, 수입하는 원자재의 가격이 우리 국민들의 입장에서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우리 국민들의 구매력을 깎아 먹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제가 예전에 썼던 글을 읽어보시면 도움될 것 같습니다.(http://blog.naver.com/hong8706/40119688194)

 

물론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만든 제품이 해외에서는 '싸게' 느껴질 것이기에 우리나라의 수출은 이전보다 더 잘됩니다.  예전에는 한국 수출기업들이 수출이 잘되면 근로자들을 많이 고용했기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수출산업이 점점 '기술집약적' 혹은 '자본집약적'으로 변하면서 근로자들을 예전보다 덜 고용하게 되었고 이게 최근 우리경제의 양극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죠.

 

이제 화제를 돌려, 원화가치가 적정 수준을 하회하게 될 때 물가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생각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수입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수입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원화 가치가 적정 수준을 밑돎에 따라, 우리 나라 소비자들이 적정 수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저평가 정도가 강화), 물가가 더욱 상승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소비자물가 상승(<그림>의 파란색 굵은선 하락)은 원화의 저평가 정도가 확대된 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자료: BIS, 통계청.

 

 

2. 경기와 물가의 관계는?

 

물가에 '환율'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경제의 총수요 수준입니다.

 

물론 경제에 유휴설비가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 수요가 크게 증가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래의 <그림>처럼 공장가동률 지수가  100을 상회하는 등 경제 전반에 유휴설비가 고갈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즉 공장가동률 수준이 과거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는 이야기는 기업들이 수요에 제때 부응할만한 설비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며, 이는 물가의 상승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살펴보면, 공장가동률이 상승했다고 해서 즉각 물가가 상승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재고가 아직 충분하다거나, 아니면 기업들이 물가를 인상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섣부른 가격인상으로 인해 경쟁자들에게 소비자들을 넘겨주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고민할 테니까요.  그러나 업계의 선두주자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순간 2~3위 그룹들은 이를 순차적으로 따를 가능성이 높으며, 가격파괴자들 역시 시간을 두고 점점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공장가동률이 상승한 다음에는 약 6~12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가의 상승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공장가동률이 급락하면 그 뒤에 소비자물가의 하락이 뒤따르죠.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공장가동률이 지난 해에 급등했던 게 이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올해 내내 물가 압력이 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경제전체의 총수요 압력을 미리 관리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지난 해 상반기부터 정책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는 게 부담되었겠지만,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인해 발생한 과잉유동성(및 총수요 증가)이 물가 압력을 점차 높이고 있는 만큼 이에 미리 대비하는 게 '정석'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료: 통계청.

그림설명: 1년 Lagging이란, 공장가동률지수를 1년 당겨 표시한 것을 의미. 즉 1년 전의 공장가동률이 현재의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음.

 

 

 

3. 상품가격과 물가의 관계는?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서 마지막으로 거론할 것은 '상품가격' 수준입니다.

 

또 이 부분은 중국경제와 밀접하게 엮여있죠.  세계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지다 보니 중국의 경기호황은 상품가격의 급등으로 연결되는 것이지요.  아래의 <그림>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경제 여건이 좋을 때, 한국의 공장가동률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데 있습니다.  일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채찍효과'로 인해 한국과 중국은 경기의 동조화 현상이 무척 강하기 때문입니다(참고자료 → http://blog.naver.com/hong8706/40114447367).  즉 중국경제가 호황을 기록할 때에는 공업용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며, 또 한국의 공장가동률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면 되겠지요.

 

이런 까닭에 한국경제는 중국 경기가 호황국면에 진입한 후, 점차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중국 정책당국이 최근 금리를 인상하는 등 경기과열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그 효과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상당 기간 중국발 상품가격의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자료: 중국 해관총서, 블룸버그.

 

 

자료: 통계청, 블룸버그.

 

 

 

4. 맺는 말

 

이상의 세 가지 요인 이외에도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가 있습니다.  전세가격, 교육비, 요식업 물가 등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들의 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환율과 공장가동률, 그리고 중국의 수입 증가 흐름이라는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원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수입물가가 상승해 요식업종의 가격 인상 압력을 높이게 될 것이며, 또 공장가동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경제전반에 총수요 압력이 높아지며 전세가격이나 교육비도 들썩거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최근 세 가지 요인 모두 한국 물가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시기가 진행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채권금리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이래저래 상반기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즐거운 투자되시길~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제한 크기 : 2.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9 ((◎강남 풀싸롱◎))역시..풀싸롱 강남야구장 김태희 상무(강남 풀사롱//강남 풀살롱) imagefile 야구장김태희 2012-05-16 78
» 최근의 물가불안, 예고된 것이었나? image 홍춘욱 2011-03-31 5029
177 국제유가의 임계수준은? image 홍춘욱 2011-03-24 5204
176 2011년 물가전망 image 홍춘욱 2011-01-26 5938
175 2011년 외환시장 전망 image 홍춘욱 2011-01-25 5661
174 2011년 세계경제 어떻게 볼 것인가? image 홍춘욱 2010-12-16 5785
173 2011년 미국 경제, 어떤 모습 보일까? image [2] 홍춘욱 2010-10-26 5348
172 미·중 환율갈등과 원화환율 - LG경제연구원 image 홍춘욱 2010-10-25 4659
171 중국증시에 대한 제 의견을 밝혀봅니다 image [5] 홍춘욱 2010-10-19 4474
170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본 미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 - BOK image [2] 홍춘욱 2010-10-11 4935
169 더블딥 가능성 얼마나 되나? - 인사이트 10월 호 image [4] 홍춘욱 2010-10-01 4669
168 현재 미국과 1990년대 일본, 얼마나 다르나? image 홍춘욱 2010-09-29 5350
167 개발도상국 주식 투자, 어떤 사항에 유의해야 하나? image [1] 홍춘욱 2010-09-24 4177
166 베이비붐 세대의 현황 및 은퇴효과 분석 - 통계연구원 image 홍춘욱 2010-09-17 5389
165 실물경제 회복세 점검:부문 간 편차와 시사점 - KIET image 홍춘욱 2010-09-06 4537
164 가계 자산포트폴리오 분석과 변화의 필요성 image 홍춘욱 2010-09-03 5958
163 소득과 자산에 따른 차별 출산력 - 통계청 image [2] 홍춘욱 2010-08-29 4284
162 사회보험의 현황과 과제 - 보건사회연구원 image 홍춘욱 2010-08-27 4325
161 재정긴축 논쟁과 전망 - 한국은행 image 홍춘욱 2010-08-25 5139
160 2010년 8월 KB Monthly image [1] 홍춘욱 2010-08-10 4680
 
Copyrightⓒ1999, Chun-Uk Hong.